- 문화토픽'오르간의 마법' 이베타 압칼나, 국내 첫 리사이틀
오르가니스트 이베타 압칼나가 첫 내한 무대를 갖는다. 이베타 압칼나는 2007년, 거장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과의 협연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그 후 2017년부터는 함부르크 엘프 필하모니홀에서 상주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압칼나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오르가니스트로, 이번 4월에 한국에서 첫 리사이틀을 개최하며 고전과 현대 음악을 아우르는 폭넓은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4월 2일 롯데콘서트홀과 4월 5일 부천아트센터에서 각각 공연을 진행한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예정됐던 2021년 첫 내한 무대가 취소된 이후 4년 만에 이루어지는 공연으로, 그녀에게는 그만큼 특별한 의미가 크다.압칼나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오르간과의 첫 만남에 대해 회상하며 그 순간을 ‘교회 문이 열리던 날’이라고 표현했다. 그녀는 구소련 치하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오르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소련 통치 하에서 종교가 금지되어 있어 실제로 교회에 가서 오르간을 본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종교가 금지된 상황에서 교회에 가는 일 자체가 큰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머니가 소장한 LP 레코드를 통해 오르간 소리를 처음 접했고, 그 소리는 신성하고 닿을 수 없는 존재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1991년, 라트비아가 독립하면서 교회 문이 열리자 그녀는 바로 오르간 건반 앞에 서게 되었고, 첫 건반을 만지자마자 단 7초 만에 오르간과 사랑에 빠졌다고 회상했다. 그때부터 오르간이 그녀의 운명과 꿈이 됐다.이베타 압칼나는 이번 한국 리사이틀에서 롯데콘서트홀의 리거 오르간과 부천아트센터의 카사방 프레르 오르간을 각각 연주할 예정이다. 그녀는 오르간에 대해 “모든 콘서트 오르간은 독특한 영혼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각 오르간의 특성과 소리를 탐구하기 위해 공연 전 하루에 최소 8시간 이상의 리허설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오르간의 특성에 맞춰 그 순간의 소리를 마음으로 느끼고, 관객들이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오르간을 연주할 때 마치 흑백의 틀에 다양한 색을 채워 넣는 것처럼, 각 악기에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간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고전과 현대 음악을 아우르는 폭넓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프로그램에는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 중 파사칼리아, 바흐의 ‘음악의 헌정’ 중 6성부 리체르카레 BWV1079, 파사칼리아 c단조 BWV582, 샤콘느 BWV1004 등의 작품들이 포함된다. 이들 고전 작품을 통해 오르간 음악의 깊고 웅장한 본질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현대 작품인 구바이둘리나의 ‘빛과 어둠’, 야나체크의 ‘글라고리트 미사’ 후주곡 등이 연주되며, 오르간의 영적이고 신비로운 매력을 더욱 강조한다.이베타 압칼나는 “20세기 작곡가들과 바흐의 음악이 함께 구성되어 어색할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전혀 낯설지 않은 조합”이라고 말하며, “모든 음악에서 바흐를 발견하고, 그것이 연주의 근간이 된다”고 밝혔다. 그녀는 바흐의 음악이 모든 연주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바흐의 음악을 통해 빛과 어둠, 삶에서의 자기 발견과 투쟁 등의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이 음악들은 단순한 기술적인 연주를 넘어, 음악을 통해 삶의 깊은 의미를 전달하려는 압칼나의 음악적 비전이 잘 드러난다.이베타 압칼나의 첫 한국 리사이틀은 그녀의 오르간 음악 세계를 한국 관객들에게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압칼나는 공연을 통해 고전과 현대 음악을 넘나드는 폭넓은 레퍼토리와 오르간만의 독특한 소리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단순히 음악적인 경험을 넘어, 압칼나가 전하는 음악적 메시지와 감동을 한국 관객들과 직접 나누는 특별한 시간으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오르간의 웅장한 소리와 함께 압칼나의 음악적 열정을 경험할 수 있는 이번 공연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할 것이다.
- 문화토픽미술계 큰손들 '홍콩 집결' 1조 원 잭팟 터질 '아트바젤' 개막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술품 장터이자, 세계 미술 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아트바젤 홍콩'이 드디어 막을 올렸다. 26일, 홍콩전시컨벤션센터(HKCEC)에서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5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아트바젤 홍콩은 올해로 12회를 맞이하며, 전 세계 미술계의 이목을 다시 한번 홍콩으로 집중시키고 있다.단순한 미술품 장터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아트바젤 홍콩. 올해는 어떤 새로운 기록과 이야기들을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과 컬렉터들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1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미술품 거래가 이루어지는 '큰손'들의 전쟁터, 그 화려한 서막이 올랐다.올해 행사에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42개 국가 및 지역에서 240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이 중 23개 갤러리는 처음으로 아트바젤 홍콩에 참가하여 신선함을 더한다. 참가 갤러리의 절반 이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기반을 둔 갤러리들로, 한국에서는 한국 지점을 둔 외국계 갤러리를 포함하여 총 20곳이 참여해 한국 미술의 위상을 높인다.아트페어의 중심인 '갤러리즈(Galleries)' 섹션에는 아라리오갤러리, 갤러리 바톤, 학고재, 조현화랑, 국제갤러리, 리안갤러리, 원앤제이갤러리, PKM갤러리, 우손갤러리 등 9곳이 참가하여 소속 작가들의 주요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작가들의 프로젝트를 집중 조명하는 '인사이츠(Insights)' 섹션에서는 제이슨함 갤러리가 김정욱 작가와 함께 참여하여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신진 작가 발굴의 장인 '디스커버리즈(Discoveries)' 섹션에서는 P21이 신민 작가를, 휘슬 갤러리가 이해민선 작가를 각각 대표하여 개인전을 선보인다. 특히, 신민 작가는 올해 'MGM 디스커버리즈 아트 프라이즈' 최종 후보 3인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며, 아트바젤 편집팀이 선정한 '놓쳐서는 안 될 8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등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대규모 설치 작품을 위한 '인카운터스(Encounters)' 섹션에서는 갤러리바톤이 영국 작가 리암 길릭의 작품을, 휘슬갤러리가 허지예 작가의 작품을 선보여 관람객들에게 압도적인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국제갤러리는 갤러리 부스 내에서 특정 주제로 개인전을 여는 '캐비닛(Kabinett)' 섹터에도 참여하여 김윤신 작가의 회화, 판화, 조각 15점을 전시, 작가의 폭넓은 예술 세계를 조명한다.아트바젤 기간에는 세계 주요 경매사들의 경매도 함께 진행되어 미술 시장의 열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크리스티 홍콩은 28일 열리는 20세기 및 21세기 미술 이브닝 경매에서 장 미셸 바스키아의 1984년 작 '토요일 밤(Sabado por la Noche)'을 경매에 부칠 예정이다. 이 작품의 추정가는 약 179억236억 원(9500만1억 2500만 홍콩달러)에 달해 뜨거운 경합이 예상된다.2008년 '아트 HK'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여 2013년부터 현재의 명칭으로 개최되고 있는 아트바젤 홍콩은 매년 8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약 1조 원 규모의 미술품이 거래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 미술 행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에는 온라인으로만 진행되는 등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해부터 예년 규모를 회복하며 아시아 미술 시장의 중심축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아트바젤 홍콩은 27일까지 VIP 대상 프리뷰를 진행하며, 28일부터 30일까지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된다.
- 문화토픽'노벨상 작가도 분노했다!' 한강·김초엽 등 문학계 대표 414명의 탄핵 촉구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부커상과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 베스트셀러 작가 김초엽 등 한국 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 414명이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피소추인 윤석열의 파면을 촉구하는 작가들의 한 줄 성명'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 성명에는 구병모, 김애란, 김연수, 김혜순, 박상영, 백희나, 신형철, 윤성희, 은희경, 이수지, 장강명, 장류진, 최은영, 황정은 등 국내 정상급 소설가, 시인, 문학평론가들이 대거 참여했다.각 작가들은 짧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파면을 요구했다. 김초엽 소설가는 "제발 빠른 파면을 촉구합니다. 진심 스트레스 받아서 이 한 줄도 못 쓰겠어요. 빨리 파면 좀!"이라며 절박함을 드러냈고,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은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습니다.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입니다"라고 강조했다.특히 많은 작가들이 12월 3일 사태를 언급하며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김애란 소설가는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판결을 촉구합니다. 시민들과 함께 법의 최저선을 지켜주십시오"라고 요구했으며, 황인찬 시인은 "12월 3일 이후 상식과 정의의 시계가 멎었다. 멈춘 시간을 흐르게 하라.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촉구했다.일부 작가들은 더 강한 어조로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나희덕 시인은 "무도한 윤석열과 검찰 권력에게 더 이상 이 나라를 맡겨둘 수 없다. 헌법재판소는 내란 수괴를 즉시 파면하라!"고 주장했고, 박서련 소설가는 "윤석열은 우리 민주주의의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목이 백 개라도 모자라다. 단 한 번의 파면을 더 늦출 이유는 없다"고 비판했다.정보라 작가는 "내란 수괴 처단하고 평등사회 건설하자"라는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남겼으며, 조남주, 최은영, 황정은 소설가는 한 목소리로 "윤석열 파면하라"고 촉구했다.이번 성명을 기획한 서효인 시인은 "헌재의 파면 선고 지연 상황에서 작가들이 각자 한 줄씩 써 모은 긴급한 문학적 선언"이라고 설명했다.같은 날 한국작가회의는 서울 광화문에서 전국 문학인 2,487명의 명의로 긴급 시국선언을 개최했다. 이들은 "윤석열의 계엄령 선포는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이며 헌재의 조속한 판결이 필요하다"며 "헌재가 신속한 결정을 내려 국민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인 송경동 시인은 윤 대통령 파면을 요구하며 지난 11일부터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성명은 문학계를 넘어 예술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윤석열 대통령 파면 요구의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앞두고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작가들의 대거 참여는 이번 사태가 국내를 넘어 세계적 관심사로 부상할 가능성을 시사한다.작가들은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 회복과 헌법 수호라는 공통된 가치를 강조하며, 헌법재판소가 정치적 고려보다 국민의 뜻과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판결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 문화토픽'잠들면 아이들이 죽는다'... 이틀 밤 새워 300명 구한 위조범
1944년 프랑스 파리의 좁은 다락방. 19살의 아돌포 카민스키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잠을 쫓았다. 그의 손끝에서는 유대인 어린이 300명의 생명을 구할 위조 신분증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사흘 안에 900장이 넘는 출생신고서, 세례 증명서, 식량 배급 카드와 어른들의 신분증을 완성해야 했다. 하루 50개도 버거운 작업량이었지만, 아이들의 목숨이 달린 일 앞에 선택지는 없었다.이틀 밤을 새우며 작업하던 중 그는 탈진해 쓰러졌지만, 의식을 되찾자마자 다시 작업대로 돌아갔다. 결국 그가 완성한 위조 서류들 덕분에 유대인 어린이들은 나치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카민스키의 딸 사라가 쓴 '어느 레지스탕스 위조범의 생애'는 이런 아버지의 놀라운 일생을 기록한 책이다. 1925년 아르헨티나에서 러시아계 유대인 가정에 태어난 카민스키는 어린 시절부터 '서류'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체감했다. 그의 가족은 러시아 혁명 이후 프랑스에서 추방되어 아르헨티나로 떠났다가, 1930년대 초반에야 프랑스로 돌아올 수 있었다. 5살 어린 나이에 그는 한 장의 서류가 사람의 운명을 좌우하는 현실을 목격했다.초등학교만 졸업한 카민스키는 13살부터 세탁·염색 공장에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도왔다. 이때 배운 염색과 탈색 기술이 훗날 그의 위조 작업에 결정적인 밑바탕이 되었다. 1943년, 그의 가족은 수용소로 끌려갔다가 아르헨티나 영사의 청원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친구들은 모두 죽고 자신만 살아남은 사실에 깊은 죄책감을 느낀 카민스키는 레지스탕스의 부탁으로 위조 신분증 제작을 시작했다.그는 여권, 신분증, 결혼증명서 등 나치의 추적을 피하는 데 필요한 모든 서류를 완벽하게 위조했다. 그의 기술은 레지스탕스 네트워크에서 소문이 퍼져 주문이 쇄도했고, 그는 개인적인 삶과 꿈을 포기한 채 오직 사람들을 구하는 일에만 전념했다.놀라운 점은 카민스키의 위조 작업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도 30년 가까이 계속됐다는 사실이다. 팔레스타인에 새 조국을 건설하려던 유대인, 프랑스 제국주의에 맞서 싸운 알제리인, 베트남 전쟁에서 탈영한 미군 병사, 남미의 정치적 망명자 등 1만여 명이 그의 위조 여권으로 목숨을 구했다. 그는 이 모든 일을 무보수로 했으며, 어떤 대가도 요구하지 않았다.카민스키에게 위조 작업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저항의 수단이었다. 그는 "위조범으로서 내 삶은 끝없는 저항의 연속이었다. 나치즘이 패퇴한 후에도 나는 불평등, 분리 정책, 인종 차별, 불의, 파시즘, 독재에 저항해 왔다"고 말했다. 그에게 위조는 불의한 세상에 맞서는 무기였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헌신이었다."더 나은 세상은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라고 믿었기에 가능한 한 힘을 보탰던 것이다. 그러한 세상이 오면 더 이상 위조범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카민스키의 이 말은 그가 꿈꾸던 세상,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그는 자신의 특별한 기술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선물했고, 역사의 어두운 시기에 인류애의 등불을 밝혔다.
- 문화토픽뉴진스, 무라카미 다카시 MLB 굿즈 '착샷' 공개..단순 선물? 아니면..
독자 행보를 선언하며 팀명을 엔제이지(NJZ)로 변경한 뉴진스가 세계적인 팝아트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와 다시 한번 협업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뉴진스는 21일, 자체 개설한 인스타그램 계정(@njz_official)에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여러 장 게시했다. 유니폼에는 각각 오타니 쇼헤이(다저스)와 댄스비 스완슨(컵스) 선수의 번호와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이 유니폼은 지난 18~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개막전 다저스-컵스 전을 기념하여 무라카미 다카시가 특별 제작한 한정판 굿즈다. 무라카미 다카시 특유의 꽃무늬 디자인이 유니폼 곳곳에 새겨져 있으며, 개막전 당시 그가 직접 착용하고 시구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무라카미 다카시는 뉴진스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뉴진스의 일본 데뷔 싱글 '슈퍼내추럴'의 앨범, 뮤직비디오, 굿즈 제작에 참여했다. 또한, 같은 해 6월 도쿄돔에서 개최된 뉴진스 팬미팅 '버니즈 캠프'를 직접 관람하기도 했다.이러한 배경 때문에 무라카미 다카시가 단순한 팬심으로 선물을 보냈을 가능성도 있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단순한 선물을 넘어선 또 다른 협업을 예고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선물을 받은 경우, 선물 제공자의 계정을 태그하고 감사 인사를 남기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뉴진스는 이번 게시물에 "고 고, 레츠 고"라는 의미심장한 문구만 남겨 궁금증을 자아냈다.최근 뉴진스는 해당 계정을 통해 새로운 굿즈를 암시하는 사진을 여러 차례 공개한 바 있다. 멤버 개인 명의로 지난달 6일 엔제이지(NJZ) 상표권을 출원한 사실도 알려졌다. 21일부터 열리는 국제 뮤직 페스티벌 '컴플렉스콘 홍콩'에 엔제이지 부스가 별도로 마련되는 만큼, 새로운 굿즈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진스는 23일 컴플렉스콘 홍콩 마지막 날 공연에 출연하여 엔제이지 팀명으로 첫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다.한편, 어도어가 엔제이지의 독자 활동을 막기 위해 제기한 활동 금지 가처분 신청 등의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홍콩 공연 이후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이미 공연 티켓이 매진된 상황에서 법원이 인용이든 기각이든 결정을 내리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공연이 끝난 다음 주에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문화토픽달항아리, 뉴욕 홀렸다! 41억 '잭팟' 터진 조선의 美친 존재감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가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41억 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낙찰되며 한국 도자기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가치를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알렸다. 이는 단순한 미술품 경매를 넘어, 한국 문화유산의 위상을 드높이는 쾌거로 평가받고 있다.18일(현지시간) 크리스티 뉴욕에서 개최된 한국·일본 미술품 경매는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높이 45cm의 18세기 백자 대호(大壺)는 등장과 함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치열한 경합을 불러일으켰다. 최종 낙찰가는 283만 3000달러(한화 약 41억 2500만 원, 구매자 수수료 포함)로, 크리스티의 예상 낙찰가였던 18만250만 달러(한화 약 25억 8000만35억 8000만 원)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었다. 이는 달항아리가 지닌 예술적, 역사적 가치에 대한 국제적인 인정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이다.보름달을 닮은 둥글고 원만한 형태에서 이름을 따온 달항아리는,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아름다움으로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크리스티는 이번에 낙찰된 달항아리에 대해 "높이와 폭이 거의 같은 이상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맑고 투명하면서도 깊이감이 느껴지는 뛰어난 발색의 유약이 눈에 띄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18세기에 제작된 달항아리 중에서도 이처럼 완벽한 형태와 아름다운 유약을 지닌 작품은 드물어 소장 가치가 매우 높다"라고 덧붙이며 그 희소성을 강조했다.이번 경매에는 달항아리 외에도 총 28점의 수준 높은 한국 미술품이 출품되어 열띤 경합을 벌였다. 특히, 15~16세기 조선시대에 제작된 백자청화매죽문소호는 섬세한 그림과 맑은 청화색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30만 2400달러(한화 약 4억 4000만 원, 구매자 수수료 포함)에 낙찰되며 한국 도자기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번 경매에서 한국 작품의 낙찰 총액은 약 440만 달러(한화 약 64억 원)에 달하며, 한국 미술품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달항아리는 세계적인 경매 시장에서 꾸준히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며, 경매에 등장할 때마다 미술계의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2023년 3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는 18세기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가 예상 낙찰가(약 12억~25억 원)를 훨씬 웃도는 약 60억 원에 낙찰되며, 달항아리 경매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는 달항아리가 단순한 도자기를 넘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예술 작품으로서 그 가치를 확고히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한다.이번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의 41억 원 낙찰은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가치가 다시 한번 세계적으로 공인받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의 미를 대표하는 달항아리가 앞으로 또 어떤 놀라운 기록을 써 내려가며 세계 미술 시장에 한국 문화의 위상을 드높일지, 그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 문화토픽손호준·유승호, 셰익스피어와 만나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명작 희곡 '줄리어스 시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극 '킬링 시저'가 오는 5월 10일 막을 올린다. 제작사 토브씨어터컴퍼니는 19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김정 연출과 오세혁 작가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탄생할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킬링 시저'는 공화정을 수호한다는 명분 아래 벌어진 시저 암살 사건과, 그로 인해 또 다른 독재자가 탄생하는 아이러니한 역사를 다룬다. 원작의 깊이 있는 주제 의식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 권력과 정의, 배신과 이상 등 인간의 보편적인 갈등을 날카롭게 조명할 예정이다.이번 공연에서는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몰입도를 더한다. 로마의 절대적인 지도자였으나 황제의 자리에 오르기 직전 암살당하는 비운의 인물, 시저 역에는 배우 김준원과 손호준이 더블 캐스팅됐다. 두 배우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시저를 표현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정치적 야망과 공화국 수호라는 명분 사이에서 갈등하는 카시우스 역은 양지원이 맡아 섬세한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공화국의 이상을 위해 친구를 배신하는 딜레마에 빠진 이상주의자 브루터스 역에는 유승호가 캐스팅되어, 복잡한 감정선을 깊이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세 명의 주연 배우 외에도 7명의 코러스 배우들이 다양한 인물과 상황을 연기하며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 이들은 때로는 군중으로, 때로는 개별 인물로 변신하며 극의 흐름을 이끌고,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고전의 깊이와 현대적인 감각이 어우러진 연극 '킬링 시저'는 5월 10일부터 7월 20일까지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권력의 속성을 탐구하는 이번 공연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과 생각할 거리를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 문화토픽4년 만의 귀환, 비비아나킴 'SWAN'.."초현실적 퍼포먼스 선봬"
플루티스트 비비아나킴이 4년 만에 신작 ‘SWAN’으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은 단순한 클래식 음악 연주에 그치지 않고, 전통과 혁신을 결합한 복합적인 예술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SWAN은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기반으로 하지만, 그 이상의 감각적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클래식 음악의 경계를 허물며, 플루트 연주, 퍼포먼스, 그리고 AI 기술이 결합된 다차원적인 예술로 탄생한 SWAN은 관객에게 새로운 형태의 음악적 경험을 제공한다.비비아나킴은 음악을 단순한 청각적 경험으로 보지 않고, 그 이상의 총체적인 예술로 바라본다. 그녀의 철학은 클래식 음악의 전통적인 형식에 도전하며, 보다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것이다. SWAN에서도 그녀의 예술적 정체성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백조의 서사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비비아나킴은 연주와 함께 몸을 움직이며 음악적 흐름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다. 플루트의 선율은 유려하고 섬세하게 시작되어 점차 강렬한 리듬과 격정적인 멜로디로 변한다. 그녀의 움직임은 단순한 안무가 아닌, 음악적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또 다른 언어가 된다. 비비아나킴의 예술은 음악, 움직임, 감정을 결합해 관객이 느낄 수 있는 깊은 감동을 전달한다. 또한, SWAN은 음악뿐만 아니라 비주얼 아트에서도 혁신을 꾀했다. 장제희 감독이 연출한 이번 프로젝트는 AI 기술팀 ‘TEAM ZERO’와 협업하여, 최첨단 3D 그래픽을 활용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AI는 비비아나킴의 실제 퍼포먼스를 분석하고, 그녀의 동작을 바탕으로 백조의 움직임을 더욱 정교하게 재현했다. 이로 인해 현실과 가상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 탄생하며, 클래식 음악의 무대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례 없는 시도가 되었다.AI 기술은 단순히 배경을 장식하는 요소에 그치지 않고, 비비아나킴의 예술적 표현을 한층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활용되었다. AI 그래픽은 그녀의 연주에서 영감을 얻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며 관객에게 더욱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음악, 퍼포먼스, 시각적 요소가 융합된 총체적 예술로, 관객들에게 전통적인 클래식 음악의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경험을 안겨준다.SWAN에서 백조는 전통적인 상징과는 다른 존재로 그려진다. 전통적으로 백조는 희생과 운명을 받아들이는 존재로 묘사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흑조와 적조로 변하며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강인한 존재로 거듭난다. 이러한 서사적 변주는 비비아나킴의 음악적 해석에서도 그대로 반영된다. 초반부의 맑고 투명한 플루트 소리는 점차 격정적인 리듬과 역동적인 멜로디로 변화하며, 백조의 자유를 향한 투쟁과 해방을 형상화한다. 비비아나킴은 연주를 통해 단순히 감상을 위한 음악을 넘어서, 관객에게 감정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이야기를 느끼게 만드는 도구로 음악을 사용한다.비비아나킴은 이번 SWAN을 통해 클래식 음악이 단순한 연주에서 벗어나, 퍼포먼스와 비주얼 아트를 결합한 다차원적인 예술로 진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녀의 시도는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젖히며, 연주자의 역할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SWAN은 단순한 음악 앨범을 넘어, 음악, 시각 예술, 기술이 결합된 종합 예술 작품으로,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장을 여는 중요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비비아나킴은 그녀의 예술적 실험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틀을 깨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감각적인 예술을 만들어낸다. SWAN은 단순한 연주 앨범을 넘어, 음악과 퍼포먼스, 그리고 혁신적인 기술이 결합된 예술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며, 앞으로의 예술적 가능성을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다.
- 문화토픽뮤지컬 ‘베르테르’, 새로운 캐스트로 부산·대구로 찾아간다!
뮤지컬 ‘베르테르’가 지난 16일,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25주년 공연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00년에 초연된 이 작품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하여, 그 슬프고도 숭고한 사랑 이야기를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작품으로, 지난 25년 동안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25주년 공연은 그동안 베르테르 역을 맡아온 전설적인 배우들과 새롭게 합류한 캐스트들이 한데 어우러져, 작품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특별한 연대를 만들어냈다.특히, 클래식 캐스트로는 2002년부터 20여 년간 베르테르를 맡아온 엄기준, 10년 만에 롯데로 돌아온 전미도, 가장 많은 시즌 롯데를 연기한 이지혜 등이 참여했으며, 뉴 캐스트로는 ‘베르테르’를 통해 3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 양요섭과 김민석, 그리고 류인아가 등장해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들은 ‘발길을 뗄 수 없으면’, ‘어쩌나 이 마음’, ‘하룻밤이 천년’과 같은 감성 넘치는 곡들을 재해석하며 팬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이번 시즌에서는 디지털 음원 발매와 백스테이지 투어 온라인 중계를 통해 무대 위의 감동을 공연장 밖에서도 이어가며 관객들과의 소통을 더욱 확장했다. 백스테이지 투어는 관객들에게 미지의 공간이었던 무대 뒤편을 공개하며, 작품의 아름다운 미장센과 소품, 무대 연출의 디테일을 보여주어 큰 관심을 모았다. 또한 배우들의 비하인드 토크도 공개되어 공연을 더욱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뮤지컬 ‘베르테르’의 25년 역사를 담은 브랜드북 발간도 이번 시즌의 중요한 이벤트였다. 브랜드북은 작품의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여정을 한눈에 담고 있으며, 고선웅 작가, 조광화 연출, 정민선 작곡가, 구소영 음악감독 등 창작진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미공개 컷을 수록, 그동안의 발자취를 생동감 있게 조명했다.뮤지컬 ‘베르테르’는 그동안 12번의 시즌을 거쳐왔으며, 이번 공연도 서울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리고 부산과 대구로 이어진다. 3월 29일부터 30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 4월 5일부터 6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이 펼쳐지며, 지역 관객들에게도 감동적인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베르테르'는 젊은 베르테르가 숭고한 사랑을 쫓아가면서 겪게 되는 감정의 고통과 절망을 그린 작품이다. 베르테르는 롯데라는 여인에게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와 약혼한 상태다. 베르테르는 그녀에 대한 사랑을 억제할 수 없고, 점차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며 깊은 고통에 빠지게 된다. 결국, 베르테르는 이 사랑의 결말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되어 비극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관람 후 관객들은 뮤지컬의 감동적인 이야기와 함께,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와 아름다운 음악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베르테르 역을 맡은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선과 롯데 역의 여배우들의 강렬한 존재감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요섭의 베르테르와 김민석의 등장으로 새로운 매력을 더한 이번 시즌은 기존 팬들에게는 그리운 클래식한 느낌을, 새롭게 참여한 관객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또한, ‘베르테르’의 아름다운 음악은 이 작품의 핵심이다. 관객들은 특히 ‘발길을 뗄 수 없으면’, ‘어쩌나 이 마음’, ‘하룻밤이 천년’과 같은 노래가 베르테르의 감정을 완벽하게 전달했다고 입을 모았다. 감성적인 넘버가 작품의 분위기와 완벽히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25주년을 맞은 ‘베르테르’는 그간의 역사를 자랑하며, 더욱 성숙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 뮤지컬 ‘베르테르’는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며,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 문화토픽69년 만에 깨어난 기억…한 번의 전시, 쟁쟁한 화가들 발자취
"나의 큰 자랑"이라며 60여 점의 현대화가 작품을 수집했던 윤상(1919~60). 1956년 7월, 그는 서울 동화백화점(현 신세계) 화랑에서 '제1회 윤상 수집 현대화가 작품전'을 열었다. 고희동, 이상범, 김환기, 장욱진 등 49명의 작가, 64점의 작품. 단 9일간의 짧은 전시였지만, 한국 현대미술사에 굵직한 획을 그었다. "더 성대한 전람회"를 약속했지만, 41세에 요절하며 그 꿈은 이루지 못했다.과수원 운영, 평양 출신… 알려진 정보는 단편적. 이름마저 희미해진 그를 기억하는 건, '제1회 윤상 수집 현대화가 작품전 기념서화첩'(방명록)뿐이다. 한지로 묶인 이 서첩에는 전시를 찾은 104명의 문화예술인들이 남긴 흔적이 오롯이 담겼다.천경자는 도라지꽃 그림과 함께 "작품이 많이 나가지 않아…"라며 아쉬움을 토로했고, 박득순, 김기창은 윤상의 초상화를 그리며 '털보형'이라 불렀다. 화가, 배우, 문인, 음악가… 각계 인사들의 그림과 메모는 1950년대 문화예술계의 생생한 풍경을 전한다.OCI미술관 '털보 윤상과 뮤-즈의 추억'(~22일)은 이 방명록을 실마리로 1956년의 전시를 재조명한다. 2010년 경매에서 방명록을 확보한 후, 15년간의 연구 끝에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다.도록조차 없던 시절, 전시의 실체는 리플릿(국립현대미술관 소장)과 신문 기사 스크랩으로만 짐작할 뿐. 윤상의 컬렉션은 흩어졌고, 현재 확인되는 작품은 단 두 점. 장욱진의 '가족'(1954, 당시 제목 '마을'), 그리고 유영국의 '도시'다. 유제욱 학예사는 "방명록은 작품의 유통, 제목 변화 등 한국 현대미술사 연구에 중요한 단서"라고 설명한다.이번 전시에는 유영국의 '도시'를 비롯해, 당시 참여 작가 15명의 작품, 임응식 작가의 사진 57점이 함께 걸린다. 특히 '도시'는 윤상의 전시 이후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1956년은 '국전 분규'로 미술계가 분열된 시기. 하지만 윤상의 전시에는 대한미협(홍대파) 위원장 도상봉이 서문을 쓰고, 고희동의 작품이 첫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미협(서울대파) 회원들의 작품도 함께였다. 개인의 취향으로 이뤄낸 '화합의 전시'였던 셈이다.전시 개막 후, 윤상에 대한 새로운 사실도 밝혀지고 있다. 이중섭의 방명록에서 윤상의 도장이 발견되었고, 원로 화가 박광진은 윤상과의 인연을 증언했다. 미술관은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콜로키엄을 개최할 예정이다.한 권의 방명록으로 되살아난 잊혀진 컬렉터 윤상. 그의 방명록에 초대 국립중앙박물관장 김재원이 남긴 독일어 문장은, 그의 짧지만 강렬했던 삶을 대변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