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토픽세계적 작가 피에르, 현실과 가상의 경계 허문 '리미널' 전 개막
현대 미술의 거장 피에르 위그(63)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을 탐구하는 독특한 작품들을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선보인다. 삼성문화재단이 기획한 피에르 위그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 ‘리미널(Liminal)’은 오는 7월 6일까지 이어지며, 이번 전시는 그가 고대해온 새로운 미술적 경험을 제시한다. ‘리미널’은 ‘경계’를 의미하며, 피에르 위그에게 있어 이 경계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허물어진 상태를 뜻한다. 이를 통해 그는 관람객들에게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환경을 제시하고,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다양한 존재들이 공존하는 미래의 비전을 상상하게 만든다.이번 전시에는 총 12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신작으로는 △‘리미널(2024)’ △‘카마타(2024)’ △‘이디엄(2024)’이 포함되며, 기존의 대표작으로는 △‘휴먼 마스크(2014)’ △‘오프스프링(2018)’ △‘수족관 시리즈(2011, 2017, 2018)’ △‘U 움벨트-안리(2016)’ △‘암세포 변환기(2016)’ 등이 포함된다. 피에르 위그의 작품은 단순히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환경을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얼굴 없는 비인간의 존재들이 등장하고, 인간 가면을 쓴 원숭이가 활보하며, 선캄브리아기 시대의 큰 바위들이 물에 떠 있는 등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장면들이 펼쳐진다.전시의 또 다른 특징은 관람객들이 매번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시간으로 편집되어 송출되는 영상과 예측 불가능한 요소들 덕분에, 같은 장면이 반복되지 않고 매 순간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이는 피에르 위그가 말하는 "혼돈을 지날 수 있게 해 주는 여러 가능성의 투영"이라는 미술적 사고가 전시 곳곳에서 구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특히 주제작인 ‘리미널’은 과도기적 상태, 즉 인간의 감각적 현실과 비인간적 존재 사이의 ‘통로’를 선보인다. 이 작품에서는 인간 형태가 미묘한 몸짓을 만들어내고, 그 몸짓은 비인간 존재에게 읽혀지며, 다시 인간 형태에서 다양한 행동을 유발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이러한 과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비인간 존재가 자극을 찾아 학습하고, 그 기억을 발전시켜 전시를 넘어 인간의 영역을 초월해가는 형태로 변모한다.또 다른 신작인 ‘카마타’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서 발견된 인간 해골에 대해 알 수 없는 의식을 수행하는 비인간적인 모습을 선사한다. 이 작품의 영상은 시작도 끝도 없이 영구적으로 자신만의 편집을 수행하는 자가 제시적인 작품으로, 전시 공간의 센서가 지속적으로 출력되는 이미지를 수정하며, 수수께끼 같은 의식이 관람객들 앞에서 실시간으로 전개된다. 관람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서로 다른 현실들 사이의 거래와, 신체 없는 존재에서 생명 없는 인간의 신체로의 전환을 목격하게 된다. ‘이디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체 없는 존재가 마스크들을 통해 언어를 만들어가며 공동체가 형성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언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며, 관람객들에게는 낯선 다른 현실에서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은 인간의 언어와 비인간 존재의 소통 방식을 탐구하는 독특한 시각적 접근을 보여준다.기존 작품 중 ‘캄브리아기 대폭발 16(2018)’ 시리즈와 수족관 시리즈는 수족관 안에서 벌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을 그린다. 이들 작품은 생명체들이 제 나름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5억4000만 년 전 캄브리아기 대폭발 당시 출현한 화살게, 투구게, 말미잘 등이 등장하는 ‘캄브리아기 대폭발 16’은 인류 이전, 혹은 이후에도 존재는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작품들은 인간의 존재가 자연의 순환과 비교될 때 얼마나 미약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존재가 하나의 흐름 속에 있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한다.피에르 위그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나는 이야기의 형태가 선형성을 벗어날 때 흥미를 느낀다. 역사를 넘어선 서사 밖의 허구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뮬레이션은 혼돈을 지날 수 있게 해주는 여러 가능성의 투영"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기존 인간 개념을 넘어서는 새로운 현실, 즉 인간 이후와 인간 바깥의 세계를 탐구하며, 이를 감각적이고 시적으로 전환하여 관람객에게 강렬한 인상과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은 “작가의 최근 작업은 기존 인간 개념과 현실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현실을 탐구하며, 이번 전시는 작가의 상상이 감각적이고 시적으로 전환되어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인상과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피에르 위그가 제시하는 비인간적 존재와 인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계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경험하게 할 것이다.
- 문화토픽"공짜인데 안 갈 거야?" 궁궐에서 펼쳐지는 고품격 국악 콘서트!
따스한 봄날, 그리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계절, 경복궁과 창덕궁 등 고즈넉한 궁궐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궁중 음악과 무용을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이 펼쳐진다.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국립국악원과 손잡고 올해 4월과 5월, 그리고 9월에 걸쳐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4대 궁에서 총 29회에 걸쳐 다채로운 국악 공연을 선보인다고 14일 밝혔다.창덕궁 연경당에서는 1828년 순조의 왕비 순원왕후의 40세 탄신을 축하하며 효명세자가 창작했다고 전해지는 춤을 바탕으로 한 공연이 펼쳐진다. 4월 8일부터 12일까지 총 6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서는 돗자리 위에서 혼자 추는 독무인 '춘앵전'을 비롯해 '무산향', '침향춘' 등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궁중 무용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다.공연 예매는 3월 18일 오후 2시부터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 또는 전화(☎ 02-580-3300)를 통해 가능하다. 회당 정원은 50명으로, 사전 예매를 통해 특별한 경험을 놓치지 않도록 하자.창경궁 통명전에서는 1848년 순원왕후의 육순(60세)을 축하하는 잔칫날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공연이 마련된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이 출연하는 이번 공연은 5월과 9월, 총 10회에 걸쳐 진행되며,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궁중 음악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훈민정음 창제의 산실인 집현전이 있었던 경복궁 수정전에서는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무용단이 세종대왕 시대의 궁중 예술을 재현한다. 9월에 진행될 이번 공연은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과 예술적 업적을 기리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9월, 덕수궁 석조전에서는 아름다운 가을밤의 정취를 더해줄 국악관현악 공연이 펼쳐진다. 웅장한 석조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국악관현악의 선율은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이번 궁궐 국악 공연은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단, 궁궐 입장료는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고궁의 아름다움과 함께 수준 높은 국악 공연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놓치지 말자.
- 문화토픽당신이 잊고 있던 그 게임 '타이니팜', 중독성 100배로 부활
2011년 첫 출시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많은 모바일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아온 '타이니팜'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했다. 컴투스의 인기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 '타이니팜'이 현대적 감각을 더한 '타이니팜: 리마스터' 버전으로 돌아와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타이니팜: 리마스터'는 귀여운 동물들을 키우고 농장을 경영하는 원작의 핵심 콘셉트와 힐링 요소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현대 게임의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개선점을 선보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100가지 이상의 편의성 개선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넓어진 화면 구성으로 게임 플레이가 한결 쾌적해졌으며, 로딩 시간이 대폭 감소하여 기다림의 지루함을 줄였다. 또한 안정적인 서버 환경 구축으로 끊김 없는 게임 경험을 제공하고, 초보자들을 위한 상세한 튜토리얼도 추가되었다.게임 내 시스템도 전반적으로 편리해져 농장 관리와 동물 돌보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이전 버전에서 불편했던 요소들이 대거 개선되어 유저들은 더욱 효율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신규 동물과 꾸미기 아이템이 다수 추가되어 수집의 재미도 한층 강화되었다.정식 출시를 기념하여 다양한 기간 한정 이벤트도 마련되었다. '꽃잎 다람쥐들' 이벤트에서는 출시 한정 건물인 '돌아온 타이니 하우스'와 특별 동물 '벚꽃 다람쥐'를 획득할 수 있어 컬렉터들의 열정을 자극하고 있다. 또한 '달콤한 데이트' 이벤트에 참여하면 귀여운 '쪼꼬 5형제' 동물과 '2단 쪼꼬 퐁듀 케이크' 등 한정 보상을 얻을 수 있어 게임의 재미를 더욱 확장할 수 있다.'타이니팜: 리마스터'는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다. 게임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와 업데이트 소식은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개발사는 앞으로도 신규 콘텐츠와 이벤트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하이브로 관계자는 "오랫동안 큰 사랑을 받아온 타이니팜 IP의 정통성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유저들에게 특별한 힐링과 재미를 선사하고자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또한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끊임없는 소통으로 유저 여러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서비스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이며 유저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이번 리마스터 버전은 오래된 팬들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새로운 요소들로 신선함을 제공하고, 신규 유저들에게는 접근성을 높인 게임성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이 고사양 그래픽과 복잡한 시스템으로 진화하는 가운데, '타이니팜: 리마스터'는 간결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게임성으로 차별화된 위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리마스터 버전이 오랜 시간 사랑받은 IP의 재해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향후 '타이니팜: 리마스터'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 문화토픽영화 '미키17'의 원작, 10만부 돌파..SF 마니아들 원작에 푹 빠져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 17'이 개봉 후 박스오피스에서 강력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원작 소설인 에드워드 애슈턴의 '미키7'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키7'은 출판사 황금가지에 의해 2022년에 처음 한국에 소개되었고, 봉준호 감독의 영화 개봉과 맞물려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12일 황금가지 측은 '미키7'이 교보문고 소설 부문 주간 7위, 리디북스 영미소설 1위, 알라딘 및 예스24 SF·장르소설 1위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미키7'은 최근 10만 부 이상의 판매를 돌파하며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미키7'은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이 2022년에 발표한 SF 소설로, 우주 식민지 개척을 위해 '소모품'이라 불리는 복제 인간들이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소설의 주인공 미키는 우주 식민지 니플하임 개척을 위해 여러 차례 죽음을 맞이하고, 죽음 뒤에는 복제된 새로운 자신이 임무를 계속 이어가는 구조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 명의 미키가 동시 존재하게 되고, 이로 인해 벌어지는 갈등과 비밀들이 이야기의 핵심이 된다. 이 소설은 반복되는 죽음과 재생을 통해 인간 존재와 삶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면서도, SF적 요소가 매우 강한 작품이다. 복제 인간의 고통과 존재론적인 고민을 중심으로, 인간의 본성과 윤리적인 갈등을 탐구한다. 애슈턴은 복제된 미키의 경험을 통해 '죽음'과 '삶'에 대한 깊은 사유를 제시하며, 독자들에게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철학적이고 심오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SF 장르의 본질인 과학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펼쳐나가며, 깊이 있는 이야기와 흥미로운 세계관을 구축했다. 2022년 첫 출간 후 '미키7'은 빠르게 인기를 끌었으며, 1년 만에 3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이 감독한 영화 '미키 17'의 개봉이 결정되면서, 원작 소설의 판매량은 급증했다. 영화 개봉과 함께 '미키7'의 판매량은 눈에 띄게 증가하며, 최근 10만 부를 돌파했다. 이는 영화가 원작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대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원작 소설에 대해 "방대한 작품"이라고 평하며, 각 챕터마다 심도 깊은 이야기들이 전개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키7은 하드 싸이파이(Sci-Fi) 장르로, 과학적 이론과 배경을 매우 자세히 설명하는 작품"이라며 골수 SF 팬들에게 큰 매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 17'은 개봉 10일 만에 2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 영화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높은 흥행을 기록하며,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영화는 원작의 철학적인 내용을 그대로 담아내며, SF적인 요소와 대중적인 매력을 잘 결합하여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영화는 복제 인간의 존재와 삶의 의미를 다루는 주제를 중심으로,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와 복잡한 캐릭터들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출판사 황금가지는 영화 개봉에 맞춰 특별판을 출시했다. 이 특별판에는 봉준호 감독과 원작자 에드워드 애슈턴의 대화를 담은 미니 대담집과 영화 '미키 17'의 포스터가 포함된 띠지가 함께 제공된다. 특별판은 팬들에게 원작과 영화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작품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대시켰다.'미키'과 '미키 17'은 각기 다른 매체에서 독자와 관객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으며, SF 장르뿐만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고민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SF적 상상력과 철학적인 사유를 결합한 *미키7*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로 다시 한번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며,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키7'은 단순한 SF 소설을 넘어서,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SF 팬들과 철학적 사고를 즐기는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한 책이다.
- 문화토픽"바람도 춤추는 제주!" 제주국제즉흥춤축제, 5월 자연 속 몸짓의 향연
"바람이 불면 춤이 되고, 돌이 놓이면 무대가 된다!" 5월의 푸르른 제주,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축제가 펼쳐진다. 공연기획사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제주는 오는 5월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제10회 제주국제즉흥춤축제를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이 축제는 즉흥춤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통해 관객들에게 자유롭고 창의적인 예술 경험을 선사하며, 제주도의 자연환경과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해왔다.이번 축제는 크게 자연과 함께하는 '생태 즉흥 공연'과 지역 주민, 관광객과 소통하는 '커뮤니티 즉흥 공연' 두 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올레길, 제주돌문화공원 등 제주의 대표적인 명소들이 즉흥춤의 무대로 변신하며, 관객들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펼쳐지는 예술가들의 몸짓을 통해 색다른 감동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길 위의 즉흥 공연': 올레길 곳곳에서 펼쳐지는 게릴라성 즉흥 공연 ▲'열린 즉흥 공연': 제주돌문화공원 내 다양한 공간을 활용한 즉흥 공연 ▲'국제 릴레이 즉흥 공연': 국내외 무용가들이 릴레이 형식으로 참여하는 즉흥 공연 ▲'관객과 함께하는 즉흥 공연':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여 무용가들과 함께 즉흥적인 움직임을 만들어가는 프로그램 ▲'라벨의 볼레로가 즉흥과 만나면': 클래식 명곡 라벨의 '볼레로'를 모티브로 한 즉흥 공연 등이 있다. 특히, 제주돌문화공원 하늘연못 등에서 펼쳐지는 각 공연은 8분 내외의 짧은 공연으로 구성되어, 관객들은 지루할 틈 없이 다양한 즉흥춤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다.참가를 원하는 무용가나 단체는 3월 16일까지 축제 홈페이지(www.ipap.co.kr)에서 참가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후, 축제사무국 이메일(ipapi@hanmail.net)로 접수하면 된다. 참가자 선정 결과는 개별 연락을 통해 발표되며, 선정된 무용가나 단체에게는 소정의 공연 사례비 또는 숙박시설이 제공되고, 즉흥 워크숍 참가 기회도 주어진다. 이는 재능 있는 예술가들에게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즉흥춤 분야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축제의 노력의 일환이다.지난해 축제는 6개국 무용가 10명과 국내 8팀을 초청하고, 공모에 응모한 64팀 중 8팀을 선정하여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올해는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며, 즉흥춤을 통해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는 문화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제주국제즉흥춤축제는 단순한 공연 관람을 넘어, 자연 속에서 예술과 하나 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관객들은 예술가들의 즉흥적인 몸짓을 통해 자연의 생명력과 조화를 느끼고,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상상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5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즉흥춤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 문화토픽한국 게임사들 '중국 재정복' 나선다... 그러나 기다리는 건 '역습의 함정'
2016년 사드(THAAD) 배치로 촉발된 한한령(限韓令)이 마침내 해제 수순을 밟는 분위기다. 중국의 한류 콘텐츠 규제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게임업계가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 재진출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최근 한한령 해빙의 가장 뚜렷한 신호탄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이 중국 전역에서 상영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국 감독의 영화가 중국에서 정식 개봉한 것은 무려 4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이 영화가 워너브라더스가 제작한 할리우드 작품으로 분류되어 상영이 가능했다는 해석도 있지만, 최근 양국 간 교류가 활발해지는 추세를 고려하면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실제로 지난달 초 방중한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류 문화 개방을 요청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문화 교류는 양국 관계에서 매우 매력적인 요소"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한 중국은 이달 내로 문화사절단을 한국에 파견할 계획이며, 시 주석이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중국 정부가 한한령의 존재 자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어 명문화된 해제 선언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민간 차원의 교류 확대를 중심으로 점진적인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이러한 흐름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바로 게임업계다. 한한령 이후 중국 당국은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증) 발급을 사실상 중단했다. 세계 2위 규모의 게임 시장이 막히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수출 타격은 불가피했다.이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중국 시장 재진출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중 '블레이드앤소울2'를 중국에 선보일 계획이며, 시프트업은 '승리의여신: 니케'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중국에서 사전예약자 300만 명을 돌파한 '니케'는 시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위메이드는 3분기 '미르M'의 중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넥슨도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카잔'을 현지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재진입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난 8년간 중국 게임사들은 대규모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켰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중국 게임들이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중국 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 게임위원회(GPC)에 따르면, 중국 게임의 한국 수출액은 2020년 약 1조9760억원에서 2024년 약 2조4000억원으로 21%나 증가했다. 특히 올해 2월에는 중국산 게임 '라스트워: 서바이벌'과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이 각각 361억원, 35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 2위를 차지했다. '인페르노 나인'도 187억원으로 4위에 오르는 등 중국 게임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급증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침체했던 국내 게임업계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 재진출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크래프톤과 넥슨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시장 인기를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넥슨은 작년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모바일'의 대흥행으로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연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업계 관계자는 "2017년부터 한한령 해제를 점치는 시각은 꾸준히 있었지만 매번 이렇다 할 변화는 없었다"면서도 "작년부터 판호 발급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기류가 변했고, 혼란스러운 글로벌 상황과 맞물려 중국과의 화해 무드가 급물살을 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출시 후 뒤늦게 판호가 발급되는 탓에 트렌드에 맞는 게임을 중국에 선보이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 문제가 해소된다면 한국 게임사들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문화토픽트럼프 집권 2기, 꼭 읽어야 할 '이 책'
경제학자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보호무역과 계획 경제정책을 통해 성장한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에 불리한 경제적 조건을 강요하고, 그들이 경제 성장의 기회를 차단하는 방식에 대해 예리하게 분석한 책이다. 장 교수는 이를 통해 경제 대국들이 자유무역을 강조하면서 실제로 자신들이 이미 성장한 뒤에는 보호무역을 시행하며, 약소국들에게는 자국이 겪었던 것과 같은 발전 기회를 차단하고 있음을 지적한다.2025년,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금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내용이 더욱 시의적절하게 다가온다. 트럼프 정부는 대외적으로 자유무역을 강조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보호무역을 강화하여 수출국들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우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장하준 교수가 지적한 ‘사다리를 걷어차는’ 경제적 전략과 일치한다. 미국은 자국의 경제 성장을 위해 자유무역을 통해 성장했지만, 이제는 자신들이 성장한 뒤에는 다른 나라들이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없도록 경제적 장벽을 세운다는 것이다.장하준 교수는 이 책에서 경제 대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경제적 불균형을 비판하며, 자유무역을 부르짖으면서 자신들은 보호무역을 실행하는 선진국들의 이중성을 폭로한다. 그 예로 영국이 19세기 산업화 시기 높은 관세와 보조금을 통해 경제적 패권을 구축하고, 후에 자유무역을 다른 나라들에게 강요한 사례를 들었다. 독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리스트는 이를 비판하며, “정상의 자리에 도달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이 뒤따라 올 수 없도록 자신이 타고 올라간 사다리를 걷어차 버리는 것”이 경제적으로 매우 교묘한 전략이라고 했다.책에서는 경제 대국들이 자신들이 성공한 이유를 단순히 자립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장하준 교수는 그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부모와 사회의 지원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경제적 성공이 단순히 자립의 결과라기보다는 다양한 지원과 기회의 덕분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개발도상국들이 경제적 자립을 이루기 위해 보호무역과 보조금 정책을 사용할 때 이를 ‘불공정 경쟁’으로 몰아붙이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선수들의 수준이 다를 때 경기장이 평평하다면 결국 불공정한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는 비유를 들어, 경제 대국들이 주장하는 자유무역이 실제로는 공정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오늘날 세계 경제는 제조업 중심의 경제를 넘어서, 인터넷, AI, 반도체 산업 등 첨단 기술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들 산업에서는 초기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크기 때문에, 단순히 제조업을 통한 경제 성장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특히, 신약 개발 분야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지식재산권 보호는 다른 나라들의 경제적 발전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개발한 약이 다른 나라에서 카피약을 개발할 수 있게 되는 데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며, 이는 개발도상국들에게 치명적인 경제적 불이익을 초래한다.장하준 교수는 또한 트럼프 정부의 리쇼어링과 보호무역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다. 트럼프의 정책은 개발도상국의 경제적 기반을 무너뜨리고, 국제 금융 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을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나 동결 의지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주식 시장의 불안을 초래하는 등, 이러한 경제적 혼란이 미국과 다른 국가들 간의 경제적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다.지식재산권에 관한 분쟁도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경제 대국들 간의 치열한 경쟁을 나타낸다. 미국과 중국,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은 매일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개발도상국들은 신기술 개발을 위한 자본이 부족하고, 선진국의 특허 제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빈부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오늘날의 국제 경제 질서를 비판하면서, 경제 대국들이 개발도상국들에게 자유무역을 강요하면서도 실제로는 자신들의 성장 전략을 숨기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참고서로, 이 책은 현대 경제의 불평등과 불공정성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경제적 위기와 혼란을 겪고 있는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필독서가 될 것이다.
- 문화토픽도난된 장물로 밝혀진 보물, 결국 지정 취소돼
2016년에 보물로 지정된 ‘대명률’이 도난된 장물로 밝혀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 사건은 문화유산 지정이 취소되는 첫 사례로, 문화재 관리와 지정 과정에서의 철저한 검증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대명률’은 중국 명나라 시대의 형법전으로, 조선 시대 형법의 기초가 된 중요한 고서이다. 해당 판본은 1373년에 초간본을 수정하여 1389년에 명나라에서 간행된 것으로, 국내외에서 전해지는 유일본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고서는 2016년 경북 영천에서 사설 박물관을 운영하던 A씨가 문화유산청에 보물로 지정 신청을 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A씨는 이 고서를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라 주장했으며, 이에 따라 문화유산청은 전문가들의 조사를 거쳐 ‘대명률’을 보물로 지정했다.그러나 지정된 지 4개월 만에 문제가 발생했다. 2016년 11월, 경찰은 문화재 특별단속을 통해 A씨가 2012년에 장물을 취급하는 B씨에게 1500만 원을 주고 ‘대명률’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A씨는 B씨에게 ‘대명률’을 보물로 지정되면 추가로 1000만 원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보물로 지정된 후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에 B씨는 경찰에 협조하여 이 고서가 도난된 장물임을 폭로했다. 경찰 수사는 이후 A씨의 문화유산보호법 위반 혐의로 이어졌고, 결국 2022년 대법원은 A씨에게 징역 3년 실형을 확정했다.‘대명률’은 원래 경북 경주에 위치한 육신당이라는 서당에 보관되어 있었다. 이 서당은 1878년에 설립되었으며, 1998년에 고서와 기타 유물 81건 235점이 사라졌다고 신고되었다. 이후 2011년에는 국가유산청에 도난 신고도 진행됐다. 그러나 국가유산청은 보물로 지정하기 전 이 고서가 도난된 ‘대명률’인지 알지 못했다. 당시 고서가 여러 판본이 존재하는 책이라서 이를 다른 책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도난신고 당시 고서의 사진이 제공되지 않았기에 비교 자료가 부족했던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지정 당시 30일의 예고기간 동안 이의 제기도 없었다.문화유산청은 법원의 판결 후 ‘대명률’의 지정 취소를 결정을 내리며, ‘행정기본법’을 근거로 지정이 취소된 첫 사례로 역사에 남게 되었다. ‘지정해제’와는 달리, 지정 취소는 아예 보물로 지정된 사실을 없던 일로 하는 조치이다. 그러나 법적 절차를 거쳐 다시 문화유산으로 신청하면 지정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현재 ‘대명률’은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대법원 판결 후 원 소유자에게 반환하려 했으나, 소유자가 사망한 상태여서 적법한 상속자를 확인 중에 있다. 상속권자가 확인되면 고서는 해당 상속자에게 반환될 예정이다.이번 사건은 문화유산 지정 과정에서의 검증 절차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남기고 있다. ‘대명률’은 2013년 12월 보물 지정 신청을 했고, 경북도문화유산위원회 심의와 3명 이상의 전문가 조사를 거친 후 보물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고서의 출처와 입수 경위에 대한 검증이 부족했음이 드러났다. 서적의 경우 동일한 판본이 여러 권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검증이 어려운 점도 있지만, 유물의 출처와 취득 경위를 더 신중하게 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됐다.문화유산의 출처와 취득 경위는 학술적인 연구 대상이기 때문에 더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옥영정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서책의 경우 같은 판본이 많아 검증이 어려운 점이 있지만, 문화유산의 출처와 취득 경위가 연구의 중요한 부분이므로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대명률’의 보물 지정 취소는 문화유산 지정이 취소되는 첫 사례로, 앞으로 문화유산 지정 시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사건이 되었다. 문화재의 관리와 보호에는 신중함과 정확한 절차가 요구되며, 이번 사례는 이러한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문화토픽조선판 ‘N수생’ 김득신, 초등 교과서에 실렸다!
조선 중기 대표적 시인이자 독서광으로 알려진 백곡 김득신(1604~1684)의 조형물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며 관심을 끌고 있다. 충북 증평군은 증평군립도서관 앞에 설치된 '백곡집 파고라' 조형물이 2025년 검정 초등 4학년 미술 교과서에 소개됐다고 7일 밝혔다.증평군에 따르면 해당 조형물은 동아출판이 발행하는 교과서의 한 단원에서 신안 퍼플섬, 제주도 조랑말 등대 등과 함께 전국의 대표적인 생활 속 미술 작품 중 하나로 선정됐다. ‘백곡집 파고라’는 김득신의 문집인 ‘백곡집’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책을 뒤집어 지붕처럼 만든 독특한 구조물을 가지고 있다. 도서관을 찾는 주민들은 이곳에서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이 조형물은 증평군이 독서왕 김득신을 기리는 스토리텔링 공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설치한 것으로, 약 3,0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증평군립도서관 주변에는 ‘백곡집 파고라’ 외에도 김득신의 서재를 재현한 ‘억만재’, 책 조형물, 김득신과 그의 아버지 김치를 기리는 포토존 등이 마련되어 있다.증평군 관계자는 “출판사 측에서 백곡집 파고라 조형물을 교과서에 소개하고 싶다고 먼저 제안했다”며 “김득신이라는 지역 출신 인물의 독서광적 면모를 특색 있게 조명한 점이 교과서 선정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득신은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독서광이자 시인으로, 증평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그는 어린 시절 천연두를 앓아 학습이 느렸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오랜 시간 꾸준히 독서를 이어간 끝에 59세의 나이에 문과에 급제하며 대기만성형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같은 책을 1만 번 이상 읽은 기록을 ‘독수기(讀數記)’에 남겼으며, <사기> ‘백이전’의 경우 무려 11만 3,000번을 읽었다고 전해진다.그의 문학적 재능도 뛰어났으며, 대표적인 시 ‘용호’는 조선 효종으로부터 “당나라 시에 견줄 만하다”는 극찬을 받았다. 또한 학자 이식은 “백곡의 문장이 당대 최고”라고 평가하기도 했다.증평군은 김득신의 독서 정신을 기리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부터 ‘김득신 독서마라톤 대회’를 매년 개최하며, 참가자들은 2월부터 11월까지 읽은 책의 권수에 따라 인증서를 받는다. 또한 김득신을 상징하는 캐릭터도 개발했으며, 머리에 갓 대신 책을 쓰고 오른손에 책을 든 모습이 특징이다.아울러 김득신의 고향인 율리 마을에서 그의 묘소까지 이어지는 500m 구간을 ‘김득신 길’로 조성해 방문객들이 걸으며 그의 삶을 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삼가저수지 둘레길에는 책을 읽는 모습을 형상화한 김득신 동상이 세워졌으며, 유물과 작품을 전시하는 문학관도 운영되고 있다.이번 교과서 등재를 계기로 김득신의 독서 정신과 문화적 유산이 더욱 널리 알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증평군은 앞으로도 김득신을 기리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지역 문화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 문화토픽'여사장의 탄생' 전쟁 속 생존형 창업기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집안일을 도맡던 여성들이 경제인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채 한 세기도 되지 않는다. 특히 사업체를 운영하는 여성들을 지칭하는 ‘여사장’이라는 단어는 한국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여성학 박사인 김미선 이화여대 연구교수는 신간 『여사장의 탄생』을 통해 한국 경제사와 여성 노동사에서 오랫동안 배제된 여사장의 발자취를 조명한다.저자는 여사장의 등장이 일제강점기 이후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여성들이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독립운동이나 국가 동원 등으로 인해 남편이 부재했던 상황에서 여성들은 가정 경제를 책임져야 했으며, 돈이 되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뛰어들었다. 이러한 경향은 6·25 전쟁을 거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1949년 상업 종사 여성은 8만1204명에 불과했지만, 전쟁 중인 1951년에는 59만3264명, 1952년에는 59만7257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불과 3년 만에 7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전쟁과 남성의 부재가 여성의 경제 활동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당시 여사장들이 할 수 있었던 일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음식 조리와 의류 제작이 대부분이었다. 난전에서 전이나 국밥을 만들어 팔거나 길모퉁이에 재봉틀을 놓고 즉석에서 옷을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일부 여성들은 미용 기술을 활용해 파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제활동을 이어갔다. 이처럼 전쟁 중에도 상당한 수익을 올린 여성들이 있었지만, 여전히 여성의 역할은 가정 내에 머물러야 한다는 사회적 편견이 강하게 작용했다. 이들은 경제활동을 하면서도 여전히 가사, 출산, 육아 등의 역할을 떠안아야 했고, 이러한 부담은 여성 기업인들의 사업 확장을 어렵게 만들었다.1980년대 이후에는 ‘여성 경영인’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재벌기업이 부상하면서 재벌가 여성들이 경영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어났고, 대표적으로 애경그룹의 장영신 회장과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이 있다. 이들은 남성 중심의 경제 구조 속에서도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여성 기업인의 입지를 넓혔다.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의 창업이 증가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과거의 여사장들이 생계를 위한 자영업에 주력했던 것과 달리, 현재의 여성 창업가들은 자아실현과 성장을 목표로 창업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노동 시장에서의 차별적 대우와 지속적인 자기 증명의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 창업을 고려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변화는 2000년대 이후 인터넷 쇼핑몰 등의 기술적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여사장의 탄생』은 한국 경제사에서 간과되어 온 여성 경제인의 역사를 조명하며, 오늘날 여성들이 기업가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직면한 도전과 변화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여성들의 경제 활동이 단순한 생계 유지에서 벗어나, 자아실현과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