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유류세 인하 끝자락..정부, 유류세 조정 시작
아래는 요청하신 대로 문장 표현을 "했습니다"에서 "했다"로 수정한 2000자 내외 기사입니다:정부는 2023년 6월 말까지 한정적으로 시행되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 연장에서는 휘발유와 경유의 인하율이 각각 15%에서 10%, 23%에서 15%로 축소되면서, 사실상 ‘혜택 유지’보다는 ‘단계적 회수’라는 새로운 정책 기조로 전환된 셈이다. 이로 인해 서민 부담 완화라는 명분은 여전히 강조되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이번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에 대해 정부는 "부담 완화와 재정 건전성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의 유류세 경감액은 리터당 122원에서 82원으로 줄었고, 경유는 133원에서 87원으로 인하폭이 축소됐다. 또한 LPG 부탄의 유류세 경감액도 47원에서 30원으로 감소하게 됐다. 정부는 이러한 축소된 인하폭이 물가 급등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인하 조치가 단계적으로 환원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유류세 인하는 2021년 11월, 급등한 국제 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되었고, 그 후 15차례에 걸쳐 연장됐다. 하지만 이번 조정은 단순한 연장이 아닌, 유류세 인하 정책이 종료를 향해 가고 있음을 의미하는 첫 번째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과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5월 1일부터 새로운 세율을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 조정이 연내 유류세 정상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정부는 유류세 인하폭 축소에도 불구하고 "서민 부담이 크게 증가하지 않도록 했다"며 정책을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 소비자들이 체감할 효과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휘발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리터당 약 1,700원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이 가격을 초과하고 있다. 따라서 인하폭이 축소되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상승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영업자는 "가격이 내려도 금방 올릴 수 있고, 실질적인 체감 변화는 없다"고 말하며 현장의 현실을 전했다.또한 정부는 유류세 인하폭 축소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석유제품 유통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매점매석'이나 '가격 선반영'을 막기 위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산업부, 국세청, 관세청 등은 석유 반출 제한, 판매 회피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관련 고시를 시행하고, 소비자 신고를 통해 유통상 투기성 행위를 감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유류세 인하 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정부의 이번 결정은 표면적으로 유류세 인하 혜택을 유지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세수 확보와 물가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점진적 회수 정책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유와 LPG 등 산업 및 운송용 유류 사용 비중이 높은 계층에서는 그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유류세 인하 종료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물가 흐름과 국제 유가 추이에 따라 완전 환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류세 인하 정책은 한때 급등한 국제 유가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 조치였으나, 이제는 정책적 수명을 다해가는 중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인하 폭 축소는 그 첫 번째 단계일 뿐, 정부는 점진적인 환원을 위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불안정한 국제 유가 흐름과 높은 생활물가 속에서, 정부는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세수 정상화를 이루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하며, 이번 조치가 시장에 불필요한 충격 없이 안착할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경제까르보불닭도 매워서 못 먹었다면? 태국 요리 입은 '푸팟퐁커리 불닭' 도전
삼양식품이 태국의 국민 요리 '푸팟퐁커리'를 재해석한 신제품 '큰컵 푸팟퐁커리 불닭볶음면'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23일 삼양식품은 약 2년 만에 국내에 출시하는 불닭 브랜드 신제품을 편의점 채널을 통해 우선 판매한다고 밝혔다.이 제품은 이미 해외에서 그 인기를 입증받은 바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한정판으로 출시되었을 때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으로 조기 품절 사태를 빚었다. 삼양식품은 최근 국내에서 태국 음식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가 높아지는 트렌드를 포착하고, 이에 맞춰 국내 시장에도 이 제품을 선보이게 되었다.푸팟퐁커리 불닭볶음면의 가장 큰 특징은 불닭볶음면 특유의 감칠맛에 태국 요리의 핵심 재료인 코코넛밀크의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와 게살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국적인 맛이다. 특히 매운맛의 강도는 기존 불닭볶음면 시리즈 중 까르보불닭볶음면과 비슷한 수준으로, 매운 음식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이 제품은 소비자 편의성도 높였다. 물을 따로 버리는 과정 없이 전자레인지에서 3분만 조리하면 꾸덕하고 진한 커리맛을 완성할 수 있어, 바쁜 현대인들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삼양식품 관계자는 "푸팟퐁커리 불닭볶음면은 태국의 국민 메뉴에 불닭의 독보적인 매콤한 감칠맛을 더해 한국 감성으로 재해석한 글로벌 다이닝 푸드"라고 소개했다. 또한 "불닭 제품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매운맛의 스펙트럼을 한층 더 넓히고자 선보인 만큼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기를 바란다"는 기대감을 표현했다.이번 신제품 출시는 삼양식품이 국내 라면 시장에서 불닭 브랜드의 다양성을 확장하고, 글로벌 음식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태국 음식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이미 익숙한 불닭 브랜드에 이국적인 태국 요리의 맛을 접목시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맛의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다.푸팟퐁커리 불닭볶음면은 현재 편의점을 통해 우선 판매되고 있으며, 소비자 반응에 따라 향후 유통 채널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삼양식품은 이번 신제품을 통해 불닭 브랜드의 영역을 더욱 넓히고, 다양한 맛을 찾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라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태국 요리와 한국의 매운맛이 만나 탄생한 이 이색 콜라보 제품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그리고 기존 불닭 시리즈와 같은 글로벌 히트 상품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경제황금연휴? 웃기지 마라... '무휴' 영업 자영업자들의 처절한 생존기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직장인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전국의 많은 자영업자들에게 연휴는 그저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통계청과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전국 프랜차이즈 가맹점 10곳 중 6곳은 정기휴무일 없이 매일 영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서울 마포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김모(43)씨는 "다른 가게들이 문을 닫는 연휴야말로 매출이 늘어나는 '황금타임'"이라며 "일주일에 하루만 쉬어도 매출이 눈에 띄게 줄고, 인건비를 줄이려면 내가 직접 나와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연휴에는 가족 얼굴 보기도 힘들다"며 쓴웃음을 지었다.2023년 기준으로 15개 주요 업종 프랜차이즈 가맹점 중 정기휴무일이 전혀 없는 곳은 무려 16만 9000여 개로, 전체 가맹점(약 27만 개)의 62.7%에 달한다. 이들은 주말이나 평일 구분 없이 매일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업종별로 살펴보면, 편의점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24시간 영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전국 5만 4000여 개 편의점 중 99.2%가 정기휴무 없이 운영되고 있다. 커피전문점과 제과점도 각각 81.4%와 78.3%가 '무휴' 영업을 하고 있어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장시간 영업도 문제다. 전체 가맹점 중 하루 평균 14시간 이상 문을 여는 곳은 약 7만 3000곳(27%)에 달했다. 특히 편의점은 거의 전부가 이 기준에 해당되며, 제과점(34.3%)과 세탁소(24.3%)도 장시간 운영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자영업자들이 쉬지 못하고 장시간 일하는 이유는 치열한 경쟁과 영세한 구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라 해도 대부분 소자본 창업이기 때문에 인건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어 본인이 직접 모든 근무를 소화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자영업자들은 "일주일에 하루라도 쉬면 월세가 감당이 안 된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한다.우리나라 취업자 5명 중 1명이 자영업자지만, 이들의 소득은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연평균 소득은 2022년 4131만 원에서 지난해 4157만 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2019년 말(4242만 원)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소득 회복이 더딘 가운데 대출 연체율도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개별 상환능력에 따라 금융지원, 채무조정, 재기지원 등 차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결국 많은 자영업자들에게 황금연휴는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그들은 오늘도 가게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한다.
- 경제'동결' vs '인상' 내년 최저임금 심의 시작
2026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의 공식 심의 절차가 4월 22일 시작된다. 이번 심의는 고용노동부가 3월 31일 최저임금 심의 요청서를 위원회에 전달한 데 따라 열리게 됐으며, 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전원회의를 열고 최저임금위원장 선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심의에 돌입했다. 심의는 90일 이내에 마무리돼야 하며, 법정 시한은 오는 6월 29일이다.올해 심의는 조기 대선 정국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이뤄지는 만큼, 여론과 정치권의 개입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저임금 결정이 새 정부 출범 직후에 이뤄지는 구조상 정치적 함의가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최저임금과 관련한 각종 입장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업종별·기업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를 공식 언급했으며, 대선 경선 후보였던 홍준표 대구시장도 같은 입장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이번 심의의 핵심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모아진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 30원으로 처음으로 1만 원대를 돌파했으나, 인상률은 1.7%에 그쳐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양대 노총은 아직 구체적인 요구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지난해 제시했던 1만 2600원을 상회하는 금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반해 사용자 측은 올해 수준인 1만 30원을 유지하는 ‘동결’ 주장을 고수할 전망이다.이번 심의에서는 최저임금의 ‘확대 적용’과 ‘차등 적용’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택배기사, 배달기사 등 이른바 특수고용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이들은 근로계약이 아닌 도급 형태로 일하면서 기존 최저임금법의 사각지대에 있었지만,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최임위에 “도급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확대 적용을 논의할 수 있다”는 유권 해석을 내리면서 논의의 물꼬가 트였다. 이에 따라 올해는 이들 노동자에 대한 적용 여부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적용 방식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매년 논란의 중심이 되는 최저임금 차등적용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사용자위원 측은 일부 영세 업종에 한해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지난해에도 음식점업, 택시운송업, 체인화 편의점업 등 구체적인 업종을 예시로 들며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 방안을 주장했으나, 논의 끝에 부결됐다. 그러나 올해는 국민의힘이 차등 적용을 공약으로 언급한 만큼, 경영계의 주장이 힘을 받을 가능성도 커졌다.최저임금 심의가 이루어지는 올해는 산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과 ‘상호관세’ 등 대외 변수로 인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고 있으며, 노동시장 역시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자영업자의 연체율과 폐업률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사용자 측의 입장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반면 노동계는 플랫폼 노동자 보호, 저임금 해소 등을 명분으로 최저임금의 실질적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양대 노총은 제1차 전원회의 개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심의에 임하는 입장과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법에 따라 90일 내 의결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실제로 이 기한 내 의결된 사례는 전체 심의 중 9건에 불과하다. 올해 역시 치열한 노사 대립과 이해관계의 충돌로 법정 기한을 넘길 가능성이 있지만, 고용노동부가 매년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하는 만큼 늦어도 7월 중순에는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 경제청년들 76%가 "한국에 좋은 일자리 없다" 절망
미취업 청년 2명 중 1명(50.4%)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경력 위주 채용'을 구직활동의 가장 큰 장벽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희망하는 최소 연봉은 평균 3468만원으로, 현실과 기대 사이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다.한국경제인협회가 22일 발표한 미취업 청년 500명 대상 일자리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직활동 중인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30.0%)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어 '경력직 위주의 채용 구조'(20.4%), '과도한 자격요건 및 스펙 요구'(19.6%), '지속적 실패로 인한 자신감 저하 및 구직의욕 감소'(14.6%), '일자리의 수도권 집중'(6.7%) 순으로 응답했다.특히 주목할 점은 경력직 위주 채용과 과도한 자격요건을 합치면 40%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신입 구직자들이 소위 '경력 역설'에 갇혀 있음을 보여준다. 경력이 없으면 취업이 어렵고, 취업이 안 되니 경력을 쌓을 수 없는 악순환이 청년들을 좌절시키고 있는 것이다.현재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미취업 청년들의 경우, '자격증 또는 취업을 위한 시험 준비'(19.6%)가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그 뒤를 이어 '적합한 일자리 부족'(17.3%), '과도한 스펙·경력 요구'(13.8%), '계속된 취업 실패'(9.2%) 등 비자발적 요인이 40% 이상을 차지했다. '일정 기간 휴식'(16.5%)이라는 응답도 상당수였는데, 이는 지속된 취업 실패로 인한 번아웃 현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청년들이 생각하는 '양질의 일자리' 조건으로는 '급여 수준'(31.8%)이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고용 안정성'(17.9%), '일과 삶의 균형'(17.4%), '직장 내 조직문화'(7.3%), '개인 적성과의 일치'(7.2%) 순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점은 '급여 수준'과 '고용 안정성'이 전체 응답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는 청년들이 자아실현이나 성장 가능성보다 기본적인 생계 안정을 더 중요시하는 현실을 반영한다.더욱 우려되는 것은 미취업 청년들의 76.4%가 한국 사회에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인식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인식은 청년들의 구직 의욕을 저하시키고, 장기적인 미취업 상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미취업 청년들이 일상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불확실한 진로에 대한 고민'(24.4%)이 꼽혔다. 그 뒤를 이어 '우울감·무기력감 등 심리적 불안정'(21.2%), '생활비·주거비 등 경제적 부담'(17.2%), '계속된 실패 경험으로 인한 자존감 저하'(16.6%), '사회적 고립감 및 단절'(6.8%)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취업난이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 청년들의 정신 건강과 사회적 관계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향후 취업 예상 시기에 대해서는 '3~6개월 이내'라는 응답이 20.4%로 가장 많았으나, 상당수는 취업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미취업 청년들이 일할 의향이 있는 최소 세전 연봉은 평균 3468만원으로 집계됐다. 학력별로는 '고등학교 졸업 이하'가 평균 3227만원, '대학교 졸업 이상'이 3622만원으로 약 40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확대'(32.7%)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서 '구직기간 비용지원 등 경제적 지원 강화'(18.2%), '체험형 인턴 등 실무 경험 기회 확대'(16.0%), '맞춤형 교육·훈련정보와 기회 제공'(11.3%), '취업·창업컨설팅 등 진로설계 지원'(7.7%) 순으로 나타났다.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의 신규채용이 줄어들면서 청년의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 신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활력 제고와 고용여력 확충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적 노력이 실질적인 청년 고용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경기침체와 기업들의 채용 축소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청년들의 '취업 절벽'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경제공급 과잉·통상 압력·탄소중립... 위기의 철강 거인들 '전례 없는 맞손'
국내 철강 1·2위 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국 현지에 신규 전기로 제철소를 공동 투자하며 이례적인 '오월동주(吳越同舟)'식 협력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가능성 등 예측 불가능한 통상 환경과 글로벌 공급 과잉, 국내 수요 부진 등 복합적인 위기를 함께 넘기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포스코홀딩스와 현대차그룹은 21일 '철강 및 이차전지 분야 상호 협력을 위한 MOU'를 맺고 이 같은 내용을 공식화했다. 현대차그룹의 자회사인 현대제철이 오는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짓는 연산 270만t 규모의 자동차 강판 특화 전기로 제철소에 포스코가 지분 투자 형태로 참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인 지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포스코가 이 합작 제철소에서 생산되는 물량의 일부 판매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합작은 총 58억 달러(약 8조 5천억 원)에 달하는 제철소 투자금 중 절반가량을 외부에서 충당해야 하는 현대제철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과한 25%의 철강 관세를 피해 북미 생산 거점 마련이 절실해진 포스코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다. 그간 강력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던 업계 1·2위 기업이 전격적으로 동업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이 한국 철강 산업, 나아가 우리 산업계 전반을 둘러싼 심각한 도전에 따른 위기의식 심화가 두 그룹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한다. 최근 수년간 한국 철강 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 심화, 국내 건설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위축,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환경 규제 강화 속에서 사업 침체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실제로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의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38.5%, 60.6% 급감하는 등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장상식 원장은 이번 협력 결정이 "철강 산업이 처한 녹록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며, "글로벌 공급 과잉,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통상 압력, 그리고 탄소중립으로의 대전환이라는 복합적인 외부 요인에 직면하며 업계 선두 기업들이 협력하여 이러한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동맹 결성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국내 철강 산업의 상징과도 같은 두 기업의 협력은 한국 산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언급했다.양 그룹은 미국 제철소 공동 투자 외에도 저탄소 철강 개발, 이차전지 소재 등 전략적 차원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한국 산업계가 직면한 복합적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생존 모색의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철강 분야에서는 신규 제철소 건설 합작 외에도 탄소 저감 철강 생산을 위한 효과적인 탄소중립 전환까지 협력하기로 했다. 이 분야에서는 포스코그룹이 국책 연구 과제이기도 한 수소환원제철(HyREX) 기술을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있어, 현대제철과의 기술 협력이 기대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금 현대제철은 수소환원제철을 안 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같이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아울러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분야 협력 강화 방향도 눈길을 끈다. 양측은 리튬에서 양·음극재 등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 경쟁력과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기술력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공급망 구축과 차세대 소재 개발 분야 등 지속 가능한 협업 지점을 찾아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이번 협력이 "기존 업계 선두 기업 간의 합병이나 특정 프로젝트 협력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회사의 존망이 달린 핵심 사업 영역에서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이번 제휴가 국내 철강 대기업들이 심화된 위기를 공동으로 타개하려는 중요한 시도라고 덧붙였다.
- 경제실업급여 '줄줄 새는 돈'…반복 수급 49만 명, 부정 수급 1409억 원
최근 실업급여(구직급여)를 반복적으로 수령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제도 악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 개인이 실업급여를 24회에 걸쳐 수령하거나, 20회에 걸쳐 1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수령한 사례가 드러나면서 실업급여 제도의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실업급여를 2회 이상 수급한 사람은 49만 명(28.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실업급여 수급자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수치로, 실업급여 반복 수급 문제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실제로 실업급여 반복 수급자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에는 전체 실업급여 수급자의 24.7%가 반복 수급자였으나, 2021년 25.1%, 2022년 26.7%, 2023년 28.3%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28.9%까지 상승했다. 이는 실업급여 제도가 일부 악용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실업급여 반복 수급자가 증가하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이 한 가지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단기 근무를 반복하며 의도적으로 실업급여를 수령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부 수급자들은 실업급여 수령을 위해 고용보험 가입 기간을 채운 후 퇴사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실제로 현재까지 실업급여를 가장 많이 받은 수급자는 총 24회를 수령했으며, 가장 많은 액수를 받은 사람은 20회에 걸쳐 9661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실업급여 제도가 일부 수급자들에게는 '제2의 월급'처럼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뿐만 아니라 실업급여 부정 수급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5년간 실업급여 부정 수급 적발 사례는 12만 1221건으로, 부정 수급액은 1409억원에 달했다. 연평균으로 보면 약 2만 4000건, 약 280억원 수준의 부정 수급이 발생하고 있으며, 부정 수급 미회수액은 4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업급여 제도의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김승수 의원은 "실업급여가 단기 근무 후 반복적으로 수령되거나, 부정한 방식으로 지급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아 제도 본래의 목적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또한 "실업급여 부정 수급은 보험 재정의 고갈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정당한 수급 자격을 가진 사람들과 사회적 취약 계층의 권리를 침해하는 중대한 사회적 문제"라고 강조했다.이에 김 의원은 실업급여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실업급여 수급 횟수를 제한하거나 반복 수급자에 대한 구직급여 감액 적용, 현재 18개월인 기준 기간과 180일인 기여 기간을 연장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업급여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고, 부정 수급을 근절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실업급여 제도는 실직자의 생계를 지원하고 재취업을 돕는 중요한 사회 안전망이다. 하지만 일부의 악용으로 인해 제도의 본래 취지가 훼손되고, 재정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업급여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실직자 지원이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과 함께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는 실업급여 제도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실효성 있는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경제무신사의 충격적 몰락 … '비상경영' 시작됐다
패션 플랫폼 업계 선두주자 무신사가 창립 12년 만에 처음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라는 쾌거를 이룬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내린 충격적인 결정이다.18일 업계에 따르면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지난 15일 전 임직원이 참여한 타운홀 미팅에서 비상경영을 공식 선포했다. 박 대표는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무신사가 임하는 비즈니스의 복잡도도 높아지고 있다"며 "더 큰 위기가 오기 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결정은 무신사의 지난해 화려한 실적을 고려하면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무신사는 2023년 연결 기준 매출 1조242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5%의 성장을 이뤘고, 영업이익도 1028억원의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전체 거래액이 소폭 증가했음에도 내부적으로 설정한 목표치를 크게 밑돌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무신사 측은 비상경영 기간 동안 임원들에게 주말 출근을 지시하고, 조직별 슬림화를 통해 운영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자회사 29CM와의 브랜드 운영 조직(MD) 통합을 확대해 시너지를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다만 무신사는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이나 희망퇴직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더 큰 위기가 오기 전에 경각심과 위기의식을 갖고 준비하자는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대표도 타운홀 미팅에서 "현재 상황이 얼마나 길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과감한 투자와 치밀한 실행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이번 무신사의 비상경영 선언은 최근 온라인 패션 커머스 업계 전반의 침체와도 맞물려 있다. 명품 플랫폼 '발란'이 최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주요 백화점들의 패션 매출도 지속적인 부진을 겪고 있다. 여기에 미국발 관세 인상 등 글로벌 변수들이 의류 원가를 상승시키며 패션 업계의 수익성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했던 온라인 패션 시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패션 업계의 과열 경쟁도 무신사의 비상경영 선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무신사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사업 효율화와 함께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선보인 '무신사 스탠다드 스토어'와 '무신사 테라스'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패션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의 이번 결정은 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업계 1위 기업의 비상경영 선언이 패션 플랫폼 시장 전반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제'달러 대신 금 사둘걸'... 금값 사상 최고치에 투자자들 '발 동동'
글로벌 무역 갈등과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이 역사적인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지시간 16일 금 현물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여실히 보여줬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5분(미 동부시간)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전일 대비 3.61% 급등한 온스당 3,338.43달러에 거래됐다. 특히 장중에는 온스당 3,350달러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금 시장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으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얼마나 고조되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금 선물 시장에서도 강세가 이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3,355.10달러에 정산되며 현물 시장과 마찬가지로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다.이러한 금값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과 중국 간 관세 부과 맞대응 기조가 꼽힌다. 세계 1, 2위 경제대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중국이 이에 대응해 맞불 관세를 예고하면서 무역 전쟁 재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여기에 달러화 약세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달러화와 금은 반비례 관계를 보이는데, 최근 달러 인덱스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달러로 거래되는 금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금융 전문가들은 "현재 금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제적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완벽한 상승 환경에 놓여 있다"며 "특히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될 경우 금값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역사적으로 금은 경제 위기나 지정학적 불안 상황에서 '안전자산'으로서 가치를 발휘해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금값은 크게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의 금값은 이전 어떤 위기 상황에서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시장의 불안 심리가 얼마나 깊은지를 방증한다.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금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며 "연말까지 온스당 3,500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한편, 금값 상승은 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와 금광주 등 관련 자산 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최대 금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GLD)는 최근 순자산가치가 크게 상승했으며, 주요 금광업체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전문가들은 당분간 금값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미중 무역 갈등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금에 대한 투자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 경제금리 인하 소식에 ‘정기예금 몰빵’..예적금 8.5兆 쏠려
올해 2월, 시중에 풀린 통화량이 25조7000억원 증가하며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금융 시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5년 2월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광의통화(M2)는 4229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 이는 1월의 증가율 0.5%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로, 예금과 신탁 등 안정적인 금융상품에 뭉칫돈이 몰리면서 발생한 현상이다.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더해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의 정기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포함한 지표로, 통화량을 가장 포괄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M2 증가의 주된 원인은 정기예적금에 대한 수요 급증이다. 정기예적금은 한 달 사이 8조5000억원 증가했고, 금전신탁도 4조9000억원이 늘어났다.경제 주체별로는 기타금융기관이 정기예적금과 금전신탁에 자금을 대거 예치하며 17조1000억원이 늘었고, 기업이 4조원,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3조6000억원을 추가했다. 반면, MMF나 시장형상품 등 비교적 변동성이 큰 상품에 대한 수요는 줄어 기타부문은 1조7000억원 감소했다.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장의 기대가 자금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단기자금 흐름을 반영하는 협의통화(M1)는 1282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5000억원 증가해 0.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 늘어난 수치로, 수시입출식 예금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었음을 시사한다. M1은 자산 유동성이 높아 수익률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금의 흐름을 반영한다.광의유동성(L)과 금융기관 유동성(Lf)도 나란히 증가했다. Lf는 전월 대비 0.8% 늘어난 5757조6000억원, L은 전월말 대비 0.5% 늘어난 7208조원을 기록하며 전반적인 유동성 확대가 이어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예금자들이 선제적으로 자금을 안전자산에 예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시장 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통화량 증대를 금리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보고 있다. 오는 17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가 4일부터 9일까지 실시한 채권시장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가 이번 4월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이는 지난 2월 조사 당시 동결 예상 비율 45%에 비해 무려 43%포인트 상승한 결과다.2월 금통위 직전에는 응답자 55%가 기준금리 인하를 점쳤으나, 실제로는 금통위가 0.25%포인트의 인하를 단행했다. 이후 금리 인하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확산되며 동결 의견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통상정책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 확대, 가계부채 등의 대내외 리스크가 여전히 금융당국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국내 채권시장의 향후 금리 방향성에 대한 기대감도 변화했다. 5월 채권금리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 비율은 47%로, 전월보다 21%포인트 증가했다. 금리 상승을 예상한 응답자 비율은 16%로 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미국 보호무역 정책 강화로 국내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인 채권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 데 따른 결과다. 물가 전망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고환율 및 인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지만, 소비 부진으로 인한 하락 전망도 증가하고 있다. 물가 상승을 점친 응답자는 18%로 전월보다 4%포인트 줄었고, 하락을 예상한 응답자는 12%로 전월보다 5%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물가에 대한 복합적 시각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환율 관련 시장 심리 역시 전반적으로 호전됐다. 미중 관세전쟁 등으로 인해 환율 변동성이 커졌지만, 원화 강세를 점친 응답자 비율이 44%로 전월 37%보다 크게 증가했다. 원화 약세를 전망한 응답도 소폭 증가했으나, 상승 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이러한 종합적 분위기는 채권시장 심리 지표(BMSI)에 반영됐다. 5월 BMSI는 113.5로 전월의 103.1보다 상승하며, 채권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보여준다. BMSI는 100 이상일 경우 채권금리 하락(가격 상승) 기대가 우세한 상태를 나타낸다.결국 이번 통계는 금리 하락 기대감이 자금 흐름을 실질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시장 전반의 유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동시에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보수적인 투자 성향과 안전자산 선호가 여전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금통위의 결정과 향후 금리 움직임은 여전히 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다음 달의 통화 흐름과 자산 선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